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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안순 당선자, 'No side' 정신으로 한인사회 화합부터 이루길

이제 '노 사이드'(No side) 정신으로 가야 할 때다.

치열하게 진행됐던 제32대 한인회장 선거가 끝난 후 앞으로 한인사회에 가장 먼저 요구되는 점은 바로 '노 사이드' 정신이다.

'노 사이드'란 럭비에서 경기가 끝났음을 알리는 선언이다. 그러나 노 사이드는 다른 종목의 '게임 세트'나 심판의 경기종료 호루라기와는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.

"경기에서 격렬하게 승부를 다퉜지만 노 사이드 선언 후 러거(럭비인)들은 '내 편 네 편'; 없이 한 팀, 즉 친구가 되어야한다"는 깊은 뜻을 함축하고 있다.

진안순 한인회장 당선자가 해야 할 일은 아주 많다. 선거 운동 기간 중 자신이 제시한 공약을 경중에 따라 순차적으로 실천해나가야 한다.

그러나 진 당선자가 가장 먼저 취해야 할 조치는 어느 때보다 극렬했던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한인 사회의 분열과 반목을 치유하는 것이다.

진 당선자 본인도 선거 과정에서 상대진영의 비난으로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. 많은 선거 참모들은 물론이고 지지자, 젊은 자원 봉사자들 역시 상대방의 공격으로 속을 끓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리라 본다.

김학동 낙선자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. 본인을 포함해 그의 당선을 위해 노력한 참모, 지지자, 자원봉사자 등도 마음속 앙금이 남아 있을 수 있다.

한인 사회 역시 두 쪽으로 갈라진 듯한 현상마저 보였다. 이같은 분위기는 장기화해서는 결코 안된다.

이제 진 당선자는 자신의 몸을 한껏 낮추고 전체 한인 사회가 하루 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.

즉 '내 편, 네 편 없이 한 편, 같은 편이 되자는 노 사이드'를 선언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.

럭비는 가장 거친 운동이면서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야비한 반칙이나 패싸움이 현저하게 적다. 이는 바로 노 사이드 정신이 선언적 의미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.

럭비 전용 경기장에는 샤워룸이 단 하나뿐이다. 다른 종목의 모든 경기장에는 최소한 두 개의 샤워룸이 있다. 홈 팀과 비지팅 팀 선수들이 각각 사용하기 위해서다.

럭비 경기장의 하나뿐인 샤워룸은 경기 중 몸에 묻은 땀과 흙, 오물은 물론이고 서로 간에 남아있는 감정의 찌꺼기까지 한 곳에서 함께 씻어내라는 큰 뜻을 안고 있다.

당선자와 낙선자는 상징적인 한 샤워룸에서 그간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응어리를 함께 씻어냈으면 한다.

그러나 노 사이드를 선언한다 해서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허물을 무조건 덮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.

두 가지 사안만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. 전직 회장들 시절 이루어진 '보험금 프리미엄 적립'과 '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' 문제다.

'보험금' 문제는 자금 적립 및 관리 방법이 지극히 사적이고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비상식적이다. 물론 김학동 후보와 역대 한인회장 몇 명이 해명 기자 회견을 가진 바 있다.

그러나 많은 한인들은 의혹이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다며 여전히 고개를 흔들고 있다.

진 당선자는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'보험 문제'의 진상을 객관적으로 규명해야 한다. 단지 낙선자나 그를 지원한 몇몇 전직 한인회장에 대한 보복이나 골탕 먹이기 차원이 되어서는 안된다.

이번 선관위는 상식을 바탕으로 한 전문성이 크게 결여됐을 뿐 아니라 불공정한 업무를 했다는 지적과 비난을 자주 받아왔다.

제33대 한인회장 선거 관리위원회는 이같은 우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. 비록 2년 뒤인 2017년에 결정해야할 사안이긴 하나 진 당선자는 한인회장 취임 직후부터 이를 마음 속에 새겨두어야 한다.

진 당선자가 '새로운, 바람직한 한인회장상'을 수립해주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.

PS: 투표장 근처에서 취재를 하고 있던 19일 오후 3시55분께 김학동 후보측 장정현 선거본부장이 다가왔다. 그는 선거 기간 중 uskoreanews.com이 만든 선거 특집판 한미뉴스를 몇 차례 비난했던 점이 마음에 걸렸던지 "죄송합니다. 선거라는 것을 하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"며 악수를 청했다. 그는 오후 7시22분에도 다시 와 같은 말을 했으며 우리는 악수를 나누고 웃으며 헤어졌다. 그와 나 역시 'No side'한 셈이다.

uskoreanews.com 대표 김인규

July 22, 2015, 8:46 a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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